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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불알들과 모여 가식적인 멘트하나 없이 자주가던 술집으로 직행했다
한잔 두잔 빨다보니 알콜분해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친구가 "아 여자.. 여자없냐"
그렇다 우리가 자주 가던 술집은 젊은시절 친구들과 잦은 변화구,직구,아리랑볼을 던지며
낯선 여자들의 팬티를 벗기려고 안간힘을 쓰던 때였다
허나 지금,, 괜히 옆테이블에 가서
"혹시 풀있어요?"
"?? 누구.. 없는데요? 왜요 갑자기"
"말좀 붙여볼려구요.."
"아재 꼬추서요?"라는 소리만 들을뿐
그렇게 친구를 거꾸로 걸어도 되는 대리업체에
꽉 찬 쓰레기 종양제봉투에 억지로 꾸겨 넣듯 차에 던져 보내고 싶었다
그리다 어느순간 "너에게 행복의 기준은 뭐냐"란 주제가 이어졌다
이어 친구가 말했다 여자친구와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이 새끼 헤어진다 어쩐다 x랄하던놈이 해..행행복?
우리랑 있을땐 존나 쌘척하면서 지 여친이랑 통화할땐 존나 개 솜사탕이더라 오글거려서 못 듣겠어 임마"라고
엄청 쿠사리 주면서
'넌 그럼 헤어지면 행복이 끝나는거냐 병신아' 하고 물었다.
친구는 멋쩍게 미소를 띄우며
"그때 그때 바뀌는게 행복의 기준이지"
누구는 통장에 꼬리를 무는 뒷자리의 숫자, 누군가에겐 소소하게 애인과 마트에서 장보는 것
누구는 퇴근 후 무거워진 몸을 뜨거운 물로 쓸어내리는 듯한 샤워
누구는 자신의 눈가에 짙어진 주름을 대신해 자신의 아들의 눈웃음을 보는 것
매미의 진짜 일생은 땅속의 17년인거야
17년간의 생을 살며 희노애락을 느꼈겠지
마지막 7일을 위해 17년을 기다린게 아니라
진짜 삶을 누린게 아닐까?
이렇게, 행복의 기준이 개개인 마다 다르긴 하지만
만약 행복이 매미라면 땅속에 17년간 생을 살며 희노애락을 느끼지만 마지막 7일의 부화가 끝나고 껍질이 떨어질때 비로소 영감의 꽃피 듯이
부화를 하기위한 '조건'은 아마 물질적인 요소에서 비롯되야 비로소 매미가 되어 날개짓을 해보기라도해서
부화, 비로소 행복을 바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라고 혼자 술에 취해 행복의 영감에 대한 의구심을 품기 시작 할 때 즈음
옆에 가만히 있던 대학병원에 다니는 친구가 갑자기 안주로 얼큰 번데기탕을 시켰다.
남은 안주가 많은데 왜 또 시키냐면서 쿠사리줬더니
번데기에에 함유된 단백질이 신경물질의 티로신을 분비하는데
이게 행복을 느끼는 기준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라고 했다
"이게 행복의 기준이라고?"
우리는 순간 스턴맞은거마냥 벙쩌있다가 그냥 뭔가 좀 존나 이해가 안되지만
이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한 손엔 술잔을
다른 한 손으론 번데기를 숟갈로 퍼먹으며 다함께 도파민을 외쳤다
행복하자고
우리는 그날 얼큰 번데기탕에에 밥까지 말아먹은
뻔데기를 가장 많이 먹은 친구한테 계산서를 줬는데
계산서를 들고간 친구는 이상하게 그 날 행복하지않았다고 한다.
행복의기준
지금와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날 내게 가장 기억에 남은 행복을 떠올리자면
어제 내가 계산하지 않았다는 것
그 무언가..